라오스 보께오의 자랑스런 한국인 이준상

‘고맙고 아름다운 한국인’로 각인..
기사입력 2010.08.02 17:20 조회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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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사람들에게 비춰진 한국인은 어떤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인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습성을 가진 민족으로, 적대시하지 않고 매우 우호적이며 많은 호감을 갖고 있다.

취재를 위해 산간오지를 돌아 다니다보면 한국에 대한 라오스 사람들의 생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우선 한국하면 이곳 사람들은 자동차를 먼저 떠올린다. 한상기업인 코라오그룹 오세영 회장이 한국산 중고자동차를 전국에 판매하면서 퐁사리에서 아따푸까지 한국산 자동차를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일까? 외진 곳에 사는 원주민들은 ‘한국인(콘까올리)’보다는 ‘한국(까올리)’이라는 단어에 더 익숙해 있다.

또 많이 알려진 한국의 이미지는 ‘박지성 선수’가 대표적이다. 정작 자신들은 변변한 실력이면서 축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곳 사람들은 태국에서 중계하는 영국프리미어리그를 즐겨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스타 박지성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좋아할 정도로 열렬한 팬들이다.

라오스 사람들은 또한 한국국제협력단의 각종 지원활동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라오스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 태극기가 보이고 한국인으로써 자긍심을 심어주는 단원들이 많이 있어서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한국’하면 이웃처럼 좋은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는 역설적으로 라오스에 파견되어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들의 활약이 대단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중고자동차나 박지성 선수, 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원들이 한국이라는 이미지 제고에 기여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먼저 라오스땅에 들어와 한국인의 긍지를 심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말없이 사랑을 전도하는 사람들, 다름 아닌 종교 활동을 위해 라오스에 왔다가 지금은 교육자로 또는 사회사업가나 자원봉사자로 변신해 활약하는 종교인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지금의 콘까올리의 위상이 정립된 것이다.

라오스 서북부 끝단 보께오(Bokeo)주 주도 훼이싸이(Huaixai) 입구에서 원주민에게 ‘콘까올리 아짠 리 후버(보께오의 한국인 이 선생 아세요?)’라고 묻자, 그는 골목길까지 정확하게 그려낸 뒤 필자를 쳐다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보께오의 ‘아짠 리’ 이야기는 또 있다. 여행정보를 취재하기위해 보께오에 훼이싸이공항을 찾아갔을 때였다. 그러나 필자는 공교롭게도 공항 세관과 경찰에게 적발되었다. 공항은 촬영금지구역인데 활주로까지 촬영을 했다는 것이 적발 이유다. 그들은 곧 경찰서로 연행할 태세였다. 그러나 촬영한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아 챈 그는 대뜸 내게 ‘아짠 리 아느냐’고 되물었다. 단속한 경찰은 ‘아이가 드림센터에서 공부하는데 한국식 교육으로 너무 잘 가르쳐서 줘서 고맙다’며 ‘아짠 리가 최고’라고 말하고 단속은 뒤로한 채 직접 안내까지하며 촬영을 허락했다.

이렇듯 보께오에서 만난 원주민들의 표현대로라면 ‘아짠 리’는 보께오에서 최고의 외국인이자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이전에 그들은 아짠 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 구석구석에서 활동하는 우리 교육자들, 아니 종교 활동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눌러 앉은 우리 봉사단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인에 대한 위상 또한 없었거나 모르고 있을 것이다.

보께오에서 만난 드림센터 이준상 원장 역시 그런 한국인 중 한 사람이다. 태국에서 수학하고 비엔티안에서 다시 1년, 그리고 보께오에서 6년째 생활하는 이 원장은 라오스 사람들에게 ‘고맙고 아름다운 한국인’로 각인되어 있었다.

한국인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었던 외진 곳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그는 돈이 많아서도, 얼굴이 잘나서도 아니다. 그저 묵묵히 이곳 원주민들과 호흡하며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도전정신으로 그들에게 봉사하며 일군 소중한 결과물인 것이다.

훼이싸이입구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접어들어 1Km정도 진행하면 왼편 내리막길에 ‘드림센터’라는 간판이 보일 듯 말 듯 눈에 들어온다. 도저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던 드림센터는 이제 이곳 청소년들에게는 꿈의 터전이고 보께오주의 최고의 명문학원이자 상아탑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이곳에서 배우는 학생은 벌써 270명을 넘어 섰고 강의실이 부족해 원생을 충원하지 못할 정도로 보께오의 유명학원이 되어 버렸다. 가르치는 과목도 형편상 지방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컴퓨터와 영어, 제과와 봉제, 의상디자인 등 라오스에서 다소 생소한 것을 모아 놓았다.

이준상 원장은 “이들에게 지금 당장 배고픈 것을 채워주기 보다는 앞으로 이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어 꼭 필요한 과목을 선택했다”고 과목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어느 일요일, 드림센터에서 조금 떨어진 그의 집에는 이준상 원장을 찾아 봉사 온 한국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는 “초기에 이곳에 먼저 상주한 사람들의 옳지 않은 행동으로 한국인이라는 이미지개선에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이루어 간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며 “모든 것이 부족한 이들에게 지속적인 계몽과 교육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고 싶어 어렵게 학원을 설립했다”고 철학을 들려 주었다.

서울 강서제일교회의 도움으로 시작된 그의 라오스 사랑은 주변마을인 ‘반후아이오’와 ‘남띠’ 등지에 벌써 3개의 학교와 2개의 탁아소를 만들어 기증했다. 보께오에서 콘까올리(한국인)로써 그의 활약은 이것뿐이 아니다. 학용품이 없는 아이들에게 각종 문구류를 지원하고 치료가 불가능한 원주민들에게 의약품을 나눠주고 있다. 또 입을 것이 없어 헐벗은 사람들에게는 헌옷, 새 옷 가릴 것 없이 틈만 나면 의복을 가져다주었다. 이 외에도 매년 지역별 장학생을 선발,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원장은 “저는 이제 라오스를 떠나고 싶은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도 부족함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사는 게 편하겠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길을 인도하며 살고 싶은 욕심에서다.

평생 반려자로 남편의 길을 동행하는 부인이자 후원자인 배명희(38)씨는 “처음 정착할 당시 문화와 정서가 다른 이곳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산다는 것이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순박하고 정이 넘치는 라오스를 떠나지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들의 진실한 라오스 사랑은 삶 곳곳에서 묻어난다. 큰아이 ‘나눔’이를 한국에서 낳고 해외 봉사활동을 시작, 현재 7살인 ‘세움(여)’이와 4살인 막내 ‘누림(남)’이는 라오스에서 출산했다. 아이들을 이곳에서 출산한 것은 라오스를 떠나지 않겠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다짐이자 약속인 것이다.

필자는 이준상 원장 부부를 취재하며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누리고자 라오스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길이 있고, 내가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신의 철학과 소명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았다.

라오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없이 활약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지만, 종교인으로 이 땅을 밟았던 사람들의 궤적을 보며 필자는 생각해 보았다. ‘만약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 라오스에서 한국인의 이미지는 없었을 것 이라고...’ 라오코리아타임즈 소개: 라오코리아타임즈는 은둔의 땅 라오스 소식을 현지에 상주하며 직접 취재, 한국에 전송하는 인터넷뉴스로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의 뉴스는 물론 각종 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코리아비지니스센터(KBC)’를 운영하며 제공하고 있다.
[미디어코리아뉴스 조양연 기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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